맨발로 쓴 에세이

《여행의 발자국》 친구여, 우리 이대로 늙어가자

맨발로 걸어라 2025. 7. 20. 15:02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생은 수많은 만남과 이별의 연속입니다.
그중에서도 반세기를 함께 걸어온 인연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1973년, 아주대 캠퍼스에서 만나 ‘칠삼회’라는 이름으로 맺어진 우정.
그리고 2025년 여름, 우리는 홍천에서 다시 모였습니다.
서로의 머리엔 세월이 내려앉았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청춘이 뛰고 있었습니다.

1973년 여름, 안성군 삼죽면 미장리에서 펼쳐진 첫 농활 – 우리의 청춘은 이곳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때의 웃음과 땀방울은 이제 추억 속 빛바랜 사진이 되었지만, 그 날의 열기와 설렘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반세기를 견뎌온 우정의 재회

이번 모임엔 8명 중 경현, 필재, 철근, 그리고 나, 이렇게 넷만 함께했지만
비 오는 홍천의 푸른 숲 속에서, 그 어떤 번잡함도 없이 깊은 시간을 나누었습니다.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 우정의 향기가 피어납니다.

 

식전에 허기를 달래준 것은 경현 친구가 직접 키운 옥수수. 그리고 제수씨가 주변 밭과 산에서 정성껏 채취해 만든 각종 산나물 반찬은 그야말로 밥도둑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자연이 준 선물’이었습니다.

 

맛으로 쌓는 우정

자연이 준 선물, 사람의 손길로 완성된 밥상 – 진짜 ‘향토 음식’이었습니다.

 

그런 자리에 술이 빠질 수 없지요. 경현 친구가 아끼던 안동소주진도 홍주 잔이 돌고, 철근 친구는 감자를 갈고, 제수씨가 부친 감자전이 구수한 향을 퍼뜨렸습니다.


감자를 직접 갈아 만든 감자전 – 추억이 바삭하게 익어가는 시간.

 

술이 돌자, 우리는 대학 시절 전전하던 술집 이야기, 바케츠에 술을 담아오던 시절, 사장님 눈치 보며 마셨던 밤들을 꺼냈습니다. 그 웃음과 대화는, 그 시절의 청춘을 그대로 데려왔습니다.

비 오는 오후, 청춘은 여전하다

비 내리는 별장의 오후, 우리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물장구를 치며 한바탕 놀았습니다.
물 위로 튀어 오르는 웃음소리는, 나이를 잊게 만들었습니다.

 

계곡에서 돌아오는 노년의 청춘들 – 우정은 세월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함께한 이곳, 경현 친구의 별장.
우거진 숲, 빗소리, 웃음소리, 그리고 뜨거운 고기판.
그 모든 것이 이 여름의 풍경이 되었습니다.


자연에 안긴 우리만의 공간, 경현 친구의 홍천 별장.

그리고 다음 날

철근 친구는 일 때문에 먼저 떠나고, 필재 친구와 나는 그곳에서 하루밤을 묵고, 그다음날 아쉬운 마음으로 별장을 정리하고 나옵니다.

친구여, 우리 이대로 늙어가자. – 칠삼회의 반세기 우정은 계속됩니다.

맺으며

친구여, 우리 이대로 늙어갑시다.
머리가 희끗해지고 발걸음이 느려져도, 칠삼회의 반세기 우정은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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