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쓴 에세이

《여행의 발자국》사강시장, 잊힌 맛찌개를 찾아서 – 고향 화성으로의 추억 여행

맨발로 걸어라 2025. 6. 27. 06:02

《여행의 발자국》
사강시장, 잊힌 맛찌개를 찾아서 – 고향 화성으로의 추억 여행

고 고향 화성으로 향한 발걸음.
어린 시절의 갯벌, 바닷바람, 그리고 어머니 손맛이 살아 있던 ‘맛찌개’…
이제는 사강시장 한켠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그 특별한 맛을 찾아, 오랜 친구들과 다시 모였다.

🏞️ 갯벌과 함께한 어린 시절

내 고향은 화성시이다.

화성시는 서해 경기만에 면해 있으며, 해안선 길이가 무려 72.4km에 이른다. 넓은 갯벌과 완만한 구릉지가 이어져, 바다와 땅이 부드럽게 만나는 곳이다. 어린 시절 갯벌은 그야말로 보물창고였다. 농게가 바삐 기어 다니고, 바지락이 모래 속에 숨어 있었으며, 모래를 ‘쏘옥’ 빨아들이면 올라오는 맛조개가 지천이었다.
집에서 20여 리나 떨어진 곳이었지만, 우리는 맨발로, 때로는 고무신을 끌며 그곳을 찾아 부지런히 달려갔다.

하지만 산업화가 몰고 온 변화는 갯벌을 서서히 줄어들게 했고, 오염물질이 바다로 흘러들면서 해산물도 하나둘 사라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그리운 것이 바로 ‘맛찌개’였다. 어머니가 커다란 솥에 끓여주시던, 고추장 향 가득한 찌개 속 맛조개 살의 감칠맛은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다.

 

▲ 100년 전통의 사강시장 입구

🛒 사강시장, 100년 전통의 맛 중심지

 

▲ 오래된 건물과 상점이 정겹게 늘어선 사강시장 거리

 

사강시장은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사강리에 자리 잡은 전통시장이다. 1915년 개설되어 지금까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5일장과 상설시장이 함께 열리며, 특히 회센터를 중심으로 한 수산물 거래가 활발하다. 시장 골목을 걸으면 오래된 상점 간판과 소금기 섞인 바닷바람, 그리고 활어 수조의 물소리가 정겹게 다가온다.

 

▲ 사강시장 회센터의 대표 맛집, '사강횟집'

 

▲ 다양한 조개류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맛조개’

🍲 다시 만난 추억의 맛찌개

오늘의 주인공은 단연 맛찌개다. 고추장 베이스에 감자, 애호박, 버섯, 그리고 듬뿍 들어간 맛조개. 육수를 따로 내지 않아도, 맛조개에서 우러나오는 시원하고 깊은 감칠맛이 국물 가득 번진다. 냄비 속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를 때 퍼지는 향만으로도 어린 시절 부엌의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 해산물의 깊은 맛이 우러나는 얼큰한 맛찌개

 

▲ 한 그릇 덜어낸 찌개 속에 가득한 맛조개 살

 

▲ 껍질째 삶아 빼먹는 맛조개의 탱탱한 식감, 이 또한 추억이었다

👬 친구들과 함께한 오늘

그리고, 긴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은 우정. 함께여서 더 따뜻했던 그날의 한 컷.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우정은, 한 끼 식사 속에서 더욱 빛난다. 맛찌개 한 그릇 앞에서 우리는 지난날을 웃으며 꺼내놓았다.
그날의 대화는, 그날의 사진 속 표정처럼 따뜻하고 오래 남았다.

▲ 맛찌개 한 그릇에 모인 고향 친구들. 추억은 이렇게 현재가 된다.

 

▲ 어린 시절, 우리도 저렇게 갯벌을 누볐다(이미지 출처: Getty Imag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