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쓴 에세이

《맨발로 쓴 에세이》 영웅의 길을 걷다 – 숲길에서 얻은 삶의 지혜

맨발로 걸어라 2025. 6. 19. 22:30

 

 

2025년 6월 19일, 오산 독산성과 세마대지.
우리길고운걸음 회원 10여 명과 함께한 도보여행.
모두 신발을 신었지만 나는 맨발로, 권율 장군을 기억하는 ‘영웅의 길’을 걸었습니다.
숲의 피톤치드, 성곽의 역사, 발바닥의 감각이 어우러진 치유의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하루, 우리는 영웅의 길을 함께 걸었다

 

우리길고운걸음님들과는 오랜만의 해후였다.
마침 내가 나의 3대 정원이라 부르는 곳 중 하나인 독산성과 세마대지를 걷는다고 하여, 망설임 없이 함께 하기로 했다.

세마역에서 만나, 양산봉 아래 연리지목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세마역을 출발해 연리지목을 향해 걷기 시작하다

 

🌲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에서 힐링을

짙은 녹음 속, 잣나무 숲길을 따라 걷는 우리길고운걸음 회원들

 

숲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이 맨발나그네, 맨발이 되었다.
연리지목을 지나, 독산성 산림욕장의 쉼터에서 점심도 먹고 한참을 쉬었다.

울창한 숲길에 들어서자, 공기가 한결 달라진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반짝이며, 잎사귀가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잔잔한 배경 음악이 된다. 길 양옆에는 수십 년된  잣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피톤치드 향이 폐 깊숙이 스며들며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함께 걷는 일행들의 표정에도 미소가 번지고,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마저 한결 부드러워진다. 누군가는 발걸음을 늦추며 사진을 찍고, 누군가는 눈을 감고 숲의 소리를 온전히 느낀다. 도심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자연의 치유력이, 이 숲속에서는 매 순간 넘쳐난다.

 

잣나무 숲, 피톤치드 가득한 독산성 산림욕장의 오솔길

 

잣나무 숲 아래 펼쳐진 힐링의 시간

다시 출발해 독산성 서문에 도착, 성곽을 따라 보적사를 향해 걷는다.

성벽을 따라 걷는 고즈넉한 발걸음

역사의 벽을 따라 함께 걷는 사람들

 

성곽을 밟는 맨발의 감촉은 세월의 층을 하나하나 딛는 듯했다.

 

📍세마대에서 권율 장군을 만나다

권율 장군의 기지가 담긴 세마대, 고요한 울림의 공간

 

전설이 깃든 백제고찰 보적사, 오늘도 조용히 산객을 맞는다

 

성곽길을 따라 오르니 시야가 탁 트이며, 역사 속 한 장면 같은 세마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세마대(洗馬臺)는 말 그대로 장군이 전투를 앞두고 말을 씻기던 곳이라 전해진다. 이곳에서 우리는 임진왜란 때 행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권율 장군의 숨결을 느낀다. 권율 장군은 병력과 무기 모두 열세였지만, 지형과 병사들의 사기를 활용해 대승을 거두었다. 세마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바라보니, 장군이 말 위에 앉아 전장을 굽어보며 전략을 세우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석축과 울창한 숲, 그리고 멀리 보이는 산자락이 함께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가 한 화면에 겹쳐진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헌신을 마음속에 새겨본다.

 

오늘 하루, 우리는 숲길에서 마음을 씻고, 역사 앞에서 마음을 다잡았다. 걷는 동안 들려온 새소리와 숲의 숨결은 나를 다시 일상으로 이끌어갈 힘이 되어 주었다. 함께 걸으며 웃고, 잠시 멈춰 경치를 바라보며 나눈 침묵 속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교감이 있었다. 자연은 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지만, 그 안에서 걷는 우리의 마음은 매번 새롭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걷는다. 어제보다 조금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리고 내일을 살아갈 새로운 힘을 품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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